빨간 양말 신고 떡국 먹고...중·한 다문화 가정의 춘절 이야기

한국어 |  2026-02-23 11:01:28

包春玲来源: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

微信扫码扫码下载客户端

[신화망 서울 2월22일] 이른 아침 주방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며 집안 가득 떡국향이 맴돈다. 지난 2018년 한국인 남자와 결혼한 장나(張娜) 씨는 아이를 출산한 후 올해 한국에서 세 번째 춘절(春節·음력설)을 맞았다.

"작년에는 딸이 제사에 참여해 술을 올리고 절만 했지만, 올해는 아이가 자라 제사 음식 준비에도 함께 했습니다." 장 씨는 춘절 당일날 아침 일찍 한국 시댁 식구들 모두가 분담해 제사 음식을 준비하고 어른들께 세배를 드린 다음 함께 식사를 한다고 소개했다.

장나(張娜) 씨 가족은 설 명절에 조상들께 제사를 지낸다. (취재원 제공)

중국은 매년 춘절이면 춘롄(春聯·음력설 대문이나 기둥에 붙이는 글귀)을 붙이고 자오쯔(餃子·교자)를 빚으며 폭죽을 터뜨리는 등 흥겹고 화려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반면 한국은 설날 아침 엄숙하게 제사를 드리며 추모의 시간을 갖는다.

장 씨는 한국의 제사는 매우 엄숙하고 절차 하나하나마다 조상에 대한 존경이 담겨 있다며 한국의 설 분위기에서 의례적 엄숙함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다문화 가정의 일원이 된 그는 이러한 차이를 실감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문화적 융합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예전엔 춘절 전날인 섣달그믐 밤에 자오쯔를 빚었다면, 이제는 떡국을 먹으며 한국 설 풍습을 더 많이 따르게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중국의 '빨간색 전통'만은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면서 길함과 경사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섣달그믐에 남편과 아이에게 빨간 속옷과 양말을 입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 씨의 딸이 길함과 경사의 의미를 담은 빨간색 원피스를 입고 있다. (취재원 제공)

명절 예절에서도 문화적 융합이 이뤄진다. 중국에선 어른들께 축복을 전하고 세뱃돈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어른들께 큰절로 세배를 드린다. 이때 장 씨는 세뱃돈을 붉은 봉투에 담아줌으로써 중국식 요소를 한국 명절 예절에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다.

춘절 식탁은 문화 융합이 가장 직관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이다. 장 씨 가족은 제사 음식을 준비한 뒤 모두가 함께 둘러앉아 명절 음식을 나눈다. 장 씨는 특별히 중국 음식을 고집하지는 않지만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분위기는 중국 춘절의 가족 식사 속 정서적 핵심과도 맞닿아 있다.

덕분에 장 씨의 아이는 중·한 두 나라의 문화를 모두 체험하면서 자랐다. 그는 아이가 중국에서 춘절을 보낼 때 춘롄 붙이기, 불꽃놀이 구경, 친지 방문 등을 하며 떠들썩한 분위기에 흠뻑 빠져 몹시 신나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겪은 장 씨는 '가족 모임'에 대해 더 넓고 깊게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서로 다른 두 나라의 명절 풍습을 이해하고 두 문화에 담긴 가치관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이야말로 다문화 가정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이라고 밝혔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장 씨는 내년에는 아이와 함께 중국 동북 지방에서 춘절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이에게 본고장인 중국 춘절 문화를 직접 경험하게 하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아이가 많이 컸으니 이제 중국 문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동북 지방의 춘절 분위기를 통해 제가 어릴 적 느꼈던 춘절의 즐거움을 아이도 느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 씨의 딸이 설날을 맞아 한복을 곱게 차려 입었다. (취재원 제공)

장 씨는 춘절이 중·한 두 문화를 잇는 가교로서 단순한 가족 모임의 명절을 넘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창구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친구들이 한국 설에 담긴 조상에 대한 공경과 제사의 의미를 더 많이 알게 되길 바라고, 한국 친구들도 중국 대가족이 한데 모이는 활기찬 분위기를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

责任编辑:包春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