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에 디지털을 입히다...中 베이징 외곽 마을의 새로운 변신
한국어 | 2026-07-21 12:31:18
包春玲来源: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

지난 2024년 11월 7일 베이징서 열린 세계고전학대회에서 한 외국인 방문객(오른쪽 둘째)이 목판인쇄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신화망 베이징 7월21일] 베이징시 다싱(大興)구 차이위(采育)진. 런바오취안(任寶全)이 조각된 목판 위에 잉크를 얇게 펴 바르자 은은한 향이 공기 중으로 퍼진다. 작업장 한편의 테이블 위에는 디지털 페인팅 작품과 트렌디한 기념 봉투가 놓여 있다. 이는 전통 유산을 현대적 삶 속에 녹여내려는 베이징 외곽 시골 마을들의 노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런 씨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차이위진에서 목판인쇄 기술의 명맥을 이어왔다. 그가 나고 자란 차이위진은 한때 포도밭과 전원 풍경으로 유명했으나, 지난해부터 3.22㎢ 규모의 디지털 패션 타운 조성 계획을 추진해오며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 지역 전반에서 나타나는 거대한 흐름을 반영한다. 이곳의 도시와 마을들은 지역 경제가 통합되고 있는 상황에서 저마다의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
오늘날 차이위진은 현지의 농업 자원과 아름다운 풍경을 디자인, 디지털 기술, 새로운 소비 방식과 결합하는 데 힘쓰고 있다.
천바오왕(陳寶旺) 차이위진 상무부진장은 도심의 상업지구를 그대로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크리에이터들이 정착해 창작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차이위진은 ▷포도 따기 체험농장 ▷와이너리 ▷목판인쇄 ▷흑도(黑陶·검은 도자기) ▷화보보(花餑餑·공예품처럼 아름답게 만든 찐빵) 등 문화관광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2017년 9월 9일 베이징시 다싱(大興)구 차이위(采育)진의 한 포도밭에서 포도를 따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가족과 함께 흑도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츠쉐위(遲雪宇)는 방문객들이 물레를 돌리며 기물의 몸통을 넓히고 입구를 좁혀 화병의 형태를 완성하도록 지도한다. 츠 씨는 디지털 패션 프로젝트가 농촌으로서 차이위진 고유의 정체성을 지우는 것은 아니라고 피력했다.
"예전에는 쇼핑이나 여가를 즐기려면 허베이(河北)성 랑팡(廊坊)시까지 나가야 했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차이위진이 상업 시설, 전통문화, 패션이 어우러진 마을로 빠르게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츠 씨의 말이다.
이에 따라 차이위진으로 눈을 돌리는 패션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디지털 패션 프로젝트에 가장 먼저 뛰어든 기업 중 하나인 이원(依文)그룹의 샤화(夏華) 회장은 디지털 패션에 주력하면서도 산업 공간, 자연 경관, 문화 정체성을 조화롭게 결합한 점이 차이위진의 매력이라고 짚었다.
디지털 패션은 단순히 의류에 기술을 더한 것이 아니라 디자인·연구·전시·소통·생산 전반에 걸친 업그레이드의 결과물이라는 게 샤 회장의 견해다.

지난해 8월 17일 '차이위 디지털 패션 타운 출범식 및 제25회 차이위 포도 관광 문화제' 개막식 현장. (사진/신화통신)
변화의 바람은 베이징시 화이러우(懷柔)구 베이거우(北溝)촌에도 불고 있다. 밤 재배 중심지였던 이곳은 이제 농촌 관광 명소가 됐다. 버려진 유약 타일 공장은 가마와 산업 특징을 그대로 보존한 농촌 호텔로 탈바꿈했다. 이를 계기로 마을에는 중국식 디자인과 서양식 디자인을 결합한 민박 및 농촌 호텔들이 모여들며 클러스터가 형성됐다.
베이징시 순이(順義)구 베이랑중(北郎中)촌은 조금 다른 길을 택했다. 기존의 축산업 시설들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시키고 그 자리에 화훼 재배, 중의약 테마 관광, 레저 농업을 발전시켰다. 산업 구조 재편을 농촌 재생의 기회로 적극 활용한 것이다.
베이징을 넘어 전개되는 징진지 지역 간 협력은 농업 투자, 기술, 관광, 시장을 연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베이징에 둥지를 튼 많은 농업 기업들이 허베이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허베이 청더(承德)시의 농촌 지역들은 생태 자원을 활용해 관광, 헬스케어, 레저 산업을 활성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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